[사랑나눔 칼럼] 정세우 The CSR 대표
공급망 CSR 선제적 대응은 中企에 기회요인
기업가치 높여 충성고객 확보·혁신성장 주도
자본 부담 덜어내고 점진적 변화 도모 바람직
정세우 The CSR 대표
올해 기업 경영의 키워드는 단연 ‘ESG’다. ESG경영은 다소 추상적으로 인식됐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대해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중장기적 관점의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한다.
ESG 전략 실행의 핵심은 예상치 못한 주가 하락을 예방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 구축, 친환경 구매 확대 등 시장의 지속가능성, 메가트렌드를 반영한 비즈니스모델 전환이다. 효율성 중심의 경쟁우위 전략에만 집중할 경우, 인권·환경문제 등 비재무적 리스크가 뒤따르고 이는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트렌드에 부합하지 못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CEO는 시장에 불고 있는 ESG경영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업 경영에 적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국제사회로부터 기업의 공급망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EU에서 채택해 2024년부터 시행 예정인 ‘공급망 실사법’은 기업이 공급망인 협력 업체의 인권·환경에 대한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문제 발견 시 개선과 공시를 의무화하게 되는 법안이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 국회에서도 지난 8월 조달 절차에 인권·노동·환경·고용·공정거래·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가치를 의무 반영하는 법률개정안이 발의돼, 공급망 CSR 제도화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가속할 전망이다. 공급망 CSR 제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중소기업은 공공부문 조달 기회 확대와 함께 대기업의 지속가능한 구매정책 전환에 따른 수혜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키는 2021년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침해 이슈 발생 후, 신장 지역 면화 사용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또한, 테슬라는 2019년 전기차 배터리 주요 부품인 코발트 채굴에 아동노동 착취와 환경문제로 피소된 이후, 코발트 프리 배터리 및 100% 니켈 함유 전기차 배터리 개발 계획을 선언했다.
국내 대기업 그룹사의 경우에는 공급망 CSR 도입 초기 단계로, 삼성 SDI등 일부 기업은 공급망 보고서를 별도 발간해 공급망 CSR 이행 성과를 공개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을 도입해 구매정책을 개선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지속가능성을 구매정책에 반영하거나 협력회사 CSR이행수준 평가를 시행하는 초기 단계이기에 CSR도입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많은 현실이다. 그러나 발주사인 대기업으로부터 협력회사 CSR평가대응 요구를 받고, 그 결과가 계약에 영향을 준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공급망 CSR평가 전문기관인 ‘EcoVadis’의 평가를 받는 기업은 전 세계 160개국 7만5000개사에 달하며 평가 결과, 일정 점수에 미달하면 거래중지, 납품물량 감축, 조건부 거래 등 불이익 발생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의 사회적책임 확산(Sphere of Influence) 기조와 공급망 CSR평가 확대 분위기에서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CSR 도입은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CSR은 기업 가치사슬 전 영역에 건전성을 추구하므로, 중소기업 CEO가 지속가능성을 경영철학으로 조직의 핵심 가치에 융합시킬 때, CSR은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경쟁력이 된다. CSR을 추구하는 기업의 임직원은 우수한 근무환경에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환경 유해성을 최소화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고객의 지속적인 선택과 만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경영진이 투명하고 건전하게 기업을 운영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해 나가는 것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나가는 초석이 된다. 이렇듯, CSR을 도입하는 중소기업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부담스러운 접근이 아닌, 경영진과 조직 구성원이 CSR 관점에서 일상 업무를 바라보고 장기적이며 점진적인 변화를 도모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의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